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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르치팔
    참고 자료 2013. 1. 23. 10:38

    파르치팔

    [ Parzival ]
    요약
    독일 중세의 궁정 서사시인 볼프람 폰 에셴바흐가 쓴 대서사시.
    • 저자

      볼프람 폰 에셴바흐

    • 장르

      서사시

    • 발표연도

      1200∼1210년

    16권 2만 5000여 구. 제작 연대는 1200년부터 1210년경으로 추정된다. 소박하고 순진한 자연아(自然兒) 파르치팔은 편모 슬하에서 인가와 떨어진 숲속에서 생활하였다.


    어느 날 숲속에서 기사(騎士)를 만나자 자기도 기사가 되고자 세상으로 나간다. 그는 아르투스왕(아더왕)의 궁정으로 가서, 궁정 예법을 익히고 무훈을 세우며 아름다운 여왕과 결혼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더욱 수련의 길을 떠나 성배왕(聖杯王) 암포르타스와 만나게 된다. 그러나 성배왕이 중병으로 고통받는 것을 보고도,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는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그 병고(病苦)에 대한 동정의 말조차 표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죄를 짓는 결과를 초래하여 추방당하는 신세가 된다. 한 번은 신(神)을 저버리지만 많은 고통을 체험한 후, 신의 큰 사랑을 깨닫고 마침내 성배왕이 된다.


    이 작품은 프랑스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파르스발(성배이야기)》을 바탕으로 하여, 아더왕 전설·성배 전설·자연아의 세 가지 주제를 융합하여 웅대한 서사시를 펼쳐 놓았다. 특히 이 작품의 진가는, 주인공의 인간적인 발전을 주제로 하여 이상적인 인간상을 제시한 점과, 독일 교양소설의 선구적 역할을 한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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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프람은 신과 인간 사이에 도덕적 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으냐 하는 종교적 근본 문제를 하르트만보다 훨씬 깊이 숙고하였다. 그의 공적은 아서왕의 이야기와 기사인 인간의 도덕적 · 종교적 성장의 이념을 융합시킨 것 이었다. 볼프람은 1200년부터 1220년경까지의 사이에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성배 전설 Perceval〉을 번역했는데, 그는 이것으로 세계 문학에서 처음으로 내면에서 파악한 발전 소설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소설의 기사적 · 윤리적 · 종교적 내용의 풍부성과 다양성 및 그 독특한 구성법을 여기에서 간단히 말하기는 어렵다. 볼프람이 이 소설에서 문제로 삼은 것은 인식의 진지성과 진실이었다. 그는 프랑스 작가 크레티앵의 작품에 새로운 '형이상학적' 분위기를 부여했다.

    다시 말하면 그는 프랑스의 원전을 확대하여, 흔히들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서사시의 시작과 결말 부분에 해당되는 파르치팔 아버지의 이야기와 파르치팔이 성배왕(聖杯王, Gralskönig)으로 취임하는 이야기는 볼프람이 스스로 고안하였다. 볼프람은 크레티앵의 소설을 타락하고 후회하고 신의 은총을 받은 인간의 기사 서사시로 변모시키고 있으며,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종교적 경험은 시대를 초월한 상징적인 것이다. 파르치팔에서 시작된 내면의 길이 괴테의 〈파우스트〉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 두 작품은 모두 독일적 인간의 비극적인 근본 경험과 더 나아가서 행복에 도달하는 근본적 경험이 형성되어 있다. 소년 시절에 친구도 없이 모친의 세심한 보호를 받아 가며 성장한 파르치팔은 열렬히 기사도를 닦기 시작한다. 그는 수행(修行)의 여행을 하면서, 기사의 교양과 예법의 경험을 쌓는다. 그러나 성배성(聖杯城, Gralsburg)에서 성배왕 안포르타스(Anfortas)가 부상을 입어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서도, 그 병고를 구해 줄 수 있는 질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고의 행운을 얻을 기회를 잃는다. 아직도 그는 미숙하며 외형에 사로잡혀, 신이 현존하고 있는 성배의 기사적 · 궁정적 신비를 알지 못하고 있다.

    성배는 가장 고귀한 사람들의 기사적 · 기독교적 동족 종교 단체와 보물이고, 이 세상에서 최고의 품위이며 신의 은총의 표시인 것이다. 칭찬이 자자했던 원탁의 기사에게 이제 신성한 것을 떨쳐 버린 데 대한 저주가 엄습한다. 그는 신에게서 버림받았다고 확신하고, 절망하여 신과의 관계를 끊는다. "신이 증오하신다면, 나는 그것을 달게 받으리라." 여태까지 그의 마음의 척도였던 궁정의 이상과 더불어 그의 종교적 세계상도 산산이 부서진다. 파르치팔에게는 이제 먼 곳에 있는 부인 콘트비라무르(Kondwiramur)에 대한 사랑밖에 없으며, 그의 가슴 속에는 잃어버린 성배에 대한 억제하기 어려운 동경이 용솟음친다. "아내의 다정한 마음씨가 그립다. 그녀의 사랑이 절실하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높은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 몽살바즈와 성배를 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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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르치팔>은 바보같은, 아니 말 그대로 완전 바보인 아이가 가장 선한 기사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파르치팔이 어머니의 충고를 말 그대로 곧이곧대로 듣는 바람에 온갖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는 대목을 보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 웃음이 걸린다. 광대도 입지 않을 요상한 옷을 입고 천연덕스럽게 다니다니! 하지만 웃는 것도 초반만이었다.

    <파르치팔>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이다. 해프닝을 주로 다루는 초반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파르치팔은 고의가 아니지만 많은 실수를 하는데, 그 중에는 당시 예법에 따르면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행위가 되는 것도 여럿 있었다. 이런 일들은 서사에서 처음 언급될 때는 기껏해야 좀 비중있는 해프닝 정도로 취급되고, 아예 지나가듯이 언급되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도 많다.


    파르치팔이 점점 기사로 거듭나게 되면서, 여러 위험에 직면하고 많은 과업을 해결하게 된다. 그 중에는 과거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도 포함된다. 개인적으로는 성배 이야기보다 이 대목을 훨씬 인상깊게 읽었다. 자신이 대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를 서서히, 스스로 혹은 주위 사람의 가르침으로 깨달아간다. 자신이 미숙해서 그랬느니 어쩌니 하면서 변명하려 들지도 않고, 자신의 노력으로 피해를 회복시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힘껏 노력한다. 그 일을 공적이라도 되는 양 떠벌이지도 않고, 할 일을 다한 것뿐이라는 수준의 공치사조차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입혔던 피해만을 상기하며 마음을 다스릴 뿐이다.


    바로 그런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파르치팔이 성배의 기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냉소적으로 본다면 성배를 지키는 어부왕의 친척인 덕도 톡톡히 보지 않았겠느냐는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파르치팔이 그 덕에 성배와 관련된 친인척에게 여러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는 했다. 하지만 성배를 찾고 어부왕을 구원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학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순수하고 진실된 마음가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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