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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
[ samsāra , transmigration , 輪廻 ]- 구분
철학용어
- 관련문헌
『밀린다팡하』에서 정의하는 바 윤회는 “이 세상에서 태어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죽고, 이 세상에서 죽은 자는 저 세상에 태어나며, 저 세상에 태어난 자는 저 세상에서 죽고, 저 세상에서 죽은 자는 다시 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하나의 과일나무에 열린 열매를 먹고 씨를 땅에 심었을 때 다시 나무가 성장해서 열매를 맺고, 또 그 열매의 씨를 심어 또 새로운 나무가 성장하듯이 윤회의 연속은 끝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윤회와 관련하여 문제시되는 것은 동일한 존재가 계속적으로 윤회하는가 하는 점이다. 예를 들면, 갑이라는 사람이 죽어 을이라는 사람으로 태어나거나 동물이 되었을 경우, 같은 존재일 것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존재일 것인가? 특히 불교에서는 영속적인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無我]고 하여 무아윤회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불교의 대답은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다고 한다. 비유를 들면 A라는 등잔의 불을 B라는 등잔에 옮겨 붙일 때 A의 불과 B의 불이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닌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B의 불이 A로부터 옮겨온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같은 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B의 불이 B의 연료를 연소시키면서 타는 것이기 때문에 A의 불과 같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사람이 윤회전생(輪廻轉生)할 때, 현생의 육체가 내생에 그대로 환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적어도 육체에서 연속성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다면 마음이 환생하는가? 정확하게 말하면 마음이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은 흩어지지 않고 연속한다. 연속하되 인연의 이합집산에 따라 항상 변화 중에 있다. 연속인 한에서 유사성을 찾을 수 있지만, 끊임없이 변화 중에 있기 때문에 전생의 마음과 내생의 마음은 같을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현생의 존재와 그 존재가 환생한 내생의 존재가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위에서 소개한 등잔의 비유를 두고 말한다면 등잔을 육체라고 한다면 등잔의 불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A등잔과 B등잔은 서로 다르므로 육체의 연속성은 없지만, 불꽃(의식)은 시시각각 변화 중에 있으므로 똑같지는 않지만 연속성은 인정되는 것이다. 이어서 『밀린다팡하』에서 나가세나는 시(詩)를 들어 윤회전생의 이치를 부연하고 있다. 즉, 어렸을 때 스승으로부터 배운 시를 기억할 경우, 시가 스승으로부터 옮겨온 것이 아닌 것과 같이 몸이 내생에 옮겨감이 없이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역시 일견 상호 모순되게 보이는 의식의 흐름의 두 측면인 연속과 불연속을 비유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윤회
[ 輪廻 ]산스크리트어의 samsāra를 중국어로 번역한 말로 '생사유전'(生死流轉)이라고도 한다. 하나의 존재에서 다른 존재로 재생한다고 하는 신앙인데, 그것이 생존의 형식이라는 의미에서 '유'(有 ; bhava)라고도 부른다. 불교의 철학에 따르면 중생(sattva)은 모두 그 업에 의해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종류의 생존 형식'(六道, 六趣)을 갖는다고 한다.
1)천상(deva : 신적 존재), 2)인간(manusya), 3)아수라(asura : 악신), 4)축생(tiryagyoni : 동물), 5)아귀(preta : 귀신), 6)지옥(naraka : 최저의 존재). 또 선정(禪定)의 힘으로 수행이 향상하는 단계에 따라 윤회의 세계를 나누면, 욕계(欲界 : kāma-dhātu), 색계(色界 : rūpa-dhātu), 무색계(無色界 : ārūpya-dhātu) 등의 세 세계로 나누어지는데, 각각 '욕망ㆍ집착에 가득 찬 세계', '욕망은 끊었지만 육체를 가지고 있는 세계', '육체를 갖지 않고 정신적 요소만으로 된 세계'를 뜻한다.
이러한 삼계는 '삼유'(三有)라고도 부르는데, 특히 삼계에 존재하는 것, 즉 윤회하는 중생의 총칭으로서 쓰여진다. 윤회와 업이 지니는 철학적 논리는 고대 인도의 일반 신앙을 불교의 철학으로 수용한 것이다. 불교의 '사제'(四諦)나 '연기'의 가르침을 아직 이해할 수 없는 초보적인 사람들을 위해, 보시(布施)를 하고 계(戒)를 지키면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하는 시(施)ㆍ계(戒)ㆍ생천(生天)의 논리가 설파되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입문적이고 준비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후에는 윤회사상이 보다 적극적으로 널리 설파됨에 따라 불교 사상의 근본으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삼계'나 '육도'는 모두 생존의 형식에 대한 개념이었지만 그것이 마치 객관적인 실제 세계인 것처럼 인식되어졌다. 그것은 '수미산'(須彌山)설로 불리우는 불교의 세계관 속에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지옥에 대한 묘사는 악행 방지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특히 강조되었는데, 그 영향은 현대에 있어서도 역시 잠재적 관념으로서 생생하게 살아 있다. -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