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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우둔한 지혜
    좋은 글 2010. 7. 9. 16:12

    우둔한 지혜 -별사탕과건빵(dol74)

    2005/05/17 13:26 조회: 1002 스크랩: 0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이 영화의 주인공은 IQ가 두자리 숫자인 지체장애자 포레스트검프입니다. 그 주인공의 역할을 톰행크스가 뛰어나게 연기를 했지요. 아직도 톰행크스의 그 어리숙한 표정, 몸짓, 말투가 기억에 선명할 정도랍니다. 톰행크스의 뛰어난 연기,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러스한 장면, 60년대 이후의 미국인만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끈 영화였지요.

    제가 이 영화를 제 아련한 기억속에서 꺼낸 이유는 이 영화속에 숨겨진 운명론과 개척론이란 대표적인 인생관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린 도덕책에서 운명론이니 개척론이니 하는 얘기를 많이 들어보았을 겁니다. 사실 삶 자체에는 이 두가지가 충돌하거나 공존해나가지요. 이영화에서도 그 충돌의 과정을 각각의 캐릭터 들이 보여줍니다.


    남부의 여인을 대표하던 검프의 어머니는 미숙아인 아들 포레스트의 운명은 반드시 바뀔수 있다는 신념을 확고히 가진 여자입니다. 그녀의 그런 태도는 자신의 몸까지 교장선생님에게 바치면서 포레스트가 정규 교육을 받을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녀가 아들에게 전하는 말 " 인생은 초콜렛 상자와 같다. 어떤 초콜렛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라는 짧은 말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바로 인생과 운명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수 있다는 운명 개척론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죠.
    이에반해, 베트남전에서 만난 장교였던 댄 중위는 환경결정론을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그의 선조가 군대에서 모두 사망한 가문의 영광이 있었기에, 그에게 전쟁은 승리가 아니면 죽음 뿐이었지요. 그래서 총상으로 부상을 당한 그를 끌고 나온 포레스트검프는 원망의 대상이었고, 전쟁에서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지 않고 불구로 살아나온 자신이 더 없이 한심해 보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전쟁이 끝난 후에 한참의 시간을 방황합니다. 바로 자신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므로, 그 운명 대로 따라야 한다는 환경 결정론입니다.


    여러분은 위의 두 가지중에 어디에 더 기울어진 삶을 살고 계신가요?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는 아마 연초가 되면 점집을 들러서 올해의 운세는 어떤지 알아보고자 비싼 복비를 내시는 분도 있을터이고, 또 어떤 분은 그런 점궤와 상관없이 그저 하루 하루 열심히 살고 계신 분이 있을 겁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이 두가지의 인생관 충돌 속에서 한동안 방황을 합니다. 비록 아이큐 75인 그에게도 자신의 삶에 너무나 중요한 이 두 사람의 인생관은 확연히 구분될 뿐더러, 그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허나, 그는 그런 인생관의 충돌을 자신의 삶속에서 잘 융합되도록 합니다. 인생이란 정해진 운명과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의 순환임을 영화속에서 보여주는 것이죠. 장애라는 운명과 "Run... Run.. Forest!"이란 단어에서 보여주는 의지의 극복.. 그러하기에 나중에는 댄 중위조차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포레스트 검프의 인생론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게 됩니다. 위험과 기회 이것은 우리의 삶속에 늘 존재하며 우리를 위협하기도 하고 또 우리를 구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외부환경이라 이름 붙여 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외부환경을 극복할수 있는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재능이 있습니다. 포레스트검프가 달리기를 잘 했던 것처럼, IQ처럼 측정할수는 없으나 누구에게나 장점이 있지요. 이런 것을 내부적 강점이라 이름지어 보겠습니다.


    우린 살아가면서 이 두가지에 무게 중심을 달리합니다. 어떤 이는 외부적인 환경에 의존을 많이하고, 또 어떤이는 자신을 다스리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를 합니다. 로또에 걸리고, 주식 대박이 나고, 아파트 값이 오르고.... 사실 이런 요소를 따져보면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지는 가격인데, 내가 의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가격을 변화시킬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 한 내가 제어하고 통제할수 있는 범위을 완전히 벗어난 것입니다. 이미 아파트 매입을 했다면 그저 오르기만을 기다리던지 아니면 더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매도할수 밖에 없지요. 만약, 우리가 이렇게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환경에만 신경쓰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참 고달파질 겁니다. 초조하고 불안해지다가, 더할나위 없이 기뻐지기도 하겠지요.
    허나, 우리가 자신의 관심을 외부환경에 집중하면 할 수록, 우리 자신의 내부적 강점인 인내심, 판단력, 금융지식, 근면 등 내가 직접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내부적 강점들은 점차 점차 약해집니다.


    돈을 모으고, 돈을 써버리고, 돈을 불림에 있어서 우린 대박이나 쪽박같은 외부적인 요소에 너무 의존적이지 않았는지 한번 살펴볼때라 생각됩니다. 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검소함, 금융지식, 근면함에 대해서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계신걸까요... 결국 자신이 가진 내부적 강점이 가난에서 '작은부자'라는 운명을 바꿔 놓는 것은 아닐까요...

    포레스트 검프는 장애로 태어났음에도 그는 자신의 내부적인 강점을 이용해서 운명을 바꾸어 나갔습니다. 혹자는 달리는 것이 단순한 일이다라고 말할지 모르나, 그는 그 단순하지만 자신이 통제하고 제어할수 있는 내부적인 강점으로 결국 그의 인생을 바꾸어 나갔던 것이죠. 비가 쏟아질려는 하늘 아래, 포레스트 검프가 가진 우둔한 지혜가 부럽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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