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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8월 20일 성당 주보에서
    좋은 글 2006. 8. 21. 20:00

    [희망편지] 싱그러운 말 한 마디...


    그대여,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할게요. 박제된, 입이 큰 농어 아래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대요.

    "내가 입을 다물었다면, 난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다."

    농어가 한 말 치고는 명언(名言)이지요? 입 때문에 생겨나는 고통을 자처하지 말라는 교훈입니다.

    물고기나 사람이나 입을 잘못 열어서 낭패를 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지요.

    연일 폭염에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36.5도의 체온을 감당할 수 없어

    저마다 짜증을 내기 쉬운 계절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사소한 말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서로를 배려하고 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말은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탤런트 한 분이 담배를 끊은 자신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 담배를 끊으니까 담배가 피우고 싶어 견딜 수가 없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자가 어떻게 이겨냈냐고 물으니 이렇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 '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 '이 정도는 참을 만하다' ... 그랬더니 참을 만하더라구요."

    그 분이 증언하는 말의 효과는 최근 신경의학계에서 검증된 사실입니다. 말이 우리 신체 모든 조직을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신경의학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뇌 속의 언어중추신경이 모든 신경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 신체는 우리가 하는 말에

    따라 반응한다는 겁니다. "아유, 더워" 하고 자꾸 말하면 더 덥게 느껴지고, "어, 시원해" 하고 자꾸

    말하면 우리 몸이 그렇게 반응해서 더 시원하게 느낀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말의 힘을 치료에 적용하는 언어치료법(Word Therapy)이 생겨났답니다. 이는 환자로

    하여금 하루 2~3차례 일정시간(10~15분) 시행하는 것인데, 만약 당뇨병 환자라면 "나의 혈당치는

    정상이 되고 있다" 라고 반복해서 10분 정도 말하게 한답니다. 그런데 그 효과가 놀랍대요.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입증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시골의 작은 성당에서 한 아이가 주일 미사를 돕고 있었어요. 그러다 잠시 한눈을 파는 순간 제단의

    포도주를 바닥에 쏟고 말았지요. 화가 난 신부는 소년에게 "바보같으니,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말아라!"

    하고 소리를 질렀답니다.

    또 다른 성당에서 한 아이가 주일 미사 중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어요. 그러나 그곳의 신부는 그 아이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위로해 주었어요. "괜찮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잖니?

    나도 어릴 때 실수가 많았단다. 너도 신부가 되겠구나."

    세월이 흘러 성당에서 쫓겨난 아이는 공산주의 국가인 유고슬라비아에서 강력한 전제정치를 실행했던

    대통령 '조셉 브로즈 티토'가 되었고, 격려를 받은 다른 아이는 미국의 유명한 대주교 ' 풀턴 J. 쉰'이

    되었답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이예요. 말 한 마디 차이가 정반대의 운명을 이끌어냈으니 말이예요.

    그대여, 우리가 평소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의 말은 이처럼 큰 힘을 지니고 있어요. 이해인 수녀님의 시

    '나를 키우는 말'에 그대도 공감할 거예요.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오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오늘은 그대에게도 남에게도 청량제가 되어 줄 싱스러운 말 한 마디 해보세요. 그대여, 안녕.



                                                                 차동엽 노르베르토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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