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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의 기원
    참고 자료 2014. 1. 21. 14:38

    출처 : http://www.yes24.com/24/goods/2688085?scode=032&OzSrank=4



    부의 기원 


    에릭 바인하커|정성철, 안현실|랜덤하우스코리아 |2007.08.27



    책속으로


    1980년대 IBM은 세계 PC 사업을 주도했다. 1984년 19세의 마이클 델이 단돈 1,000 달러를 가지고 회사를 하나 만들었다. 훗날 IBM은 델에 밀려 PC 사업에서 손을 떼고 해당 파트를 중국 회사로 넘겨버리기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로서, 수십억 달러의 자산, 전 세계에서 끌어 모은 수십만 명의 재능 있는 인력들, 그리고 심지어 노벨상을 수상할 정도의 연구능력을 가진 IBM이 어떻게 용돈으로 회사를 차린 10대에게 질 수 있는가? 델이 1990년대 초 IBM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 IBM 내부에서도 유통채널을 통하지 않고 PC를 고객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했을 것이다. IBM은 그런 사업을 델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왜 IBM은 델이 시장점유율에서 IBM을 앞지른 뒤 7년이 흐르고 나서야 직접 판매를 시작했을까?

    만약 IBM이 우편을 통해 PC를 팔기 시작했다면 소매업자들과 내부 판매조직에서 큰 반란이 일어나 순간적으로 판매가 급감했을지 모른다. 그런 변화가 일어났다면 제조 부문에서 고객 서비스 부문에 이르기까지 IBM의 전체 사업 시스템에 연쇄적 반응을 몰고 왔을 것이다. IBM 사업 시스템 내부의 높은 상호의존성은 구성원들이 변화에 저항하도록 만들었다. 무엇을 하나 변화시키는데 필요한 상호작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충돌과 제약의 확률은 더 높다. IBM-델 전쟁의 초창기에 IBM은 그 “가능성의 정도”로 보면 델보다 훨씬 더 많았다. 예컨대 IBM은 델보다 훨씬 더 빠른 직접 주문 모델로 기업시장을 침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오래된 기업은 그런 기회를 살릴 “자유의 정도” 면에서는 델에 훨씬 뒤졌던 것이다.
    - <7장에서>

    빌 게이츠가 IBM과의 계약서에 서명한 때로부터 6년이 경과한 1987년, 마이크로소프트는 급격히 성장했지만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컴퓨터 산업이 어떻게 변화할지 전혀 확신할 수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IBM, AT&T, HP, 애플 등의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

    일반인들은 윈도의 개발과 성공만을 기억하지만, 실제로 빌 게이츠와 경영진은 윈도 개발을 포함, 6개의 전략적 실험을 추진했다. 그 전략적 실험은 향후 전개될 시장 상황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고, 위험성과 기회, 시장성 면에서 각각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게이츠가 창출한 것은 집중적인 한 판의 도박이 아니라 전략적 대안들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였다. 게이츠는 미래를 예측하려고 애쓰기보다 회사 밖에서 진행 중인 진화적 경쟁을 반영해 회사 내부에 서로 경쟁을 벌이는 일련의 사업 계획 집단을 창출했다. 결국, 수많은 모색과 실험을 거쳐, 다른 사업들은 폐기되거나 그 규모가 축소되었으나 윈도 개발 사업은 확장되어 운영체계 사업의 핵심이 되었다.

    당시 게이츠는 이러한 포트폴리오 접근방법 때문에 큰 비난을 받았다. 저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무 전략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혼란스럽게 표류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게이츠가 언제 자신의 결심을 굳힐 것인지 궁금해 했다. 마찬가지로 회사 내부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자신들이 아래층에서 근무하는 동료들과 직접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힘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계속해서 이러한 접근방법을 고수하고 있으며 현재 웹에서부터 기업 컴퓨팅, 홈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휴대용 기기까지를 망라하는 분야에서 서로 경쟁하는 실험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 <15장에서>



    출판사 서평


    <프리즌 브레이크>, 창발성, 복잡 적응 시스템

    인기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주인공 스코필드는 탈옥을 위해 입수 가능한 모든 정보를 철저히 분석, 완벽해 보이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함께 탈옥하기로 한 죄수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각종 돌발적 상황 속에서 예상은 자꾸 빗나간다. 하지만, 알고 보면 스코필드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해 대안들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 역시 모든 상황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놓지는 못했다. 다른 행위자들의 행동과, 하나의 변수가 전체적인 상황에 끼치는 파장을 완벽하게 예측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많은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며 창발적 결과를 빚어내는 ‘복잡 적응 시스템’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새로운 경제학이 바로 복잡계 경제학이다. 복잡계 경제학의 메카인 산타페 연구소 연구원, 소프트웨어업체 CEO, 벤처캐피털리스트 등 학계와 비즈니스를 두루 경험한 후 현재 맥킨지&컴퍼니에서 미래 전략을 연구하고 있는 에릭 바인하커는 이 책에서 경제학의 최신 연구성과들을 집대성, 최초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총체적인 모습을 그려놓았다.

    이제 경제학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100년 만에 인류가 직면한,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지적인 변화가 어떻게 전체 시스템을 교란시키는가? 왜 경제전문가의 예측은 번번이 빗나가는가? 정부의 경제정책은 왜 원래 의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가? 맥킨지&컴퍼니 선임고문으로 《포천》지에서 ‘새로운 세기의 비즈니스 리더’로 선정된 에릭 바인하커는 이 책에서 복잡하고 역동적인 경제현실을 포착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애덤 스미스 이후 인간과 세계에 대한 지식은 거의 무한하게 확장되었다. 지난 100년간 인지심리학, 유전학, 물리학, 실험경제학,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전통경제학에 도전하는 게임이론, 정보의 비대칭성, 진화경제학, 행동경제학, 복잡계이론 등이 발전하며 학계의 주류로 인정받았고, 노벨경제학상도 다수 수상했다. 그러나 전통경제학을 대체할 총체적인 경제모델이 아직 없다는 이유로 각국의 경제정책과 기업전략은 변화무쌍한 현실을, 틀린 것으로 입증된 낡은 이론에 억지로 끼워 맞추는 모순을 되풀이하고 있다.
    전통경제학에 도전하는 경제이론들 중 행동경제학이나 게임이론 등이 여러 경제교양서에 단편적으로 소개된 바 있다. 특히 행동경제학과 관련해서는 최근 몇 년간 ‘경제학과 심리학의 만남’이라는 테마로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 같은 책도 상당 부분 여기서 영감을 얻었다. 사실 그의 『티핑포인트』 역시 복잡계 이론가 카우프만의 네트워크 이론과 깊은 연관이 있다. 경제서는 아니지만, 『정재승의 과학콘서트』는 복잡계 이론을 주로 다루며 복잡계 경제학도 소개한 바 있다.
    『부의 기원』은 기존의 책들과는 달리 각종 경제이론들에 대한 단편적인 소개에서 벗어나 경제학의 최신 연구성과들을 복잡계 경제학으로 집대성, 일관된 패러다임으로 완성한 최초의 책으로서, 부를 창출하기 위해 개인과 기업, 사회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 총체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진화는 어떻게 부를 창출하는가?

    복잡계 경제학에서는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인간 행동과 물리 법칙 등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부를 창출하기 위한 진화의 경쟁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불확실성을 줄여 나간다. 복잡계 경제학의 패러다임에서 부의 기원은 진화라는 학습 알고리즘인 것이다.
    진화는 많은 디자인들을 시험해보면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그 중 좋은 것은 더 많이 채택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버리는 일을 반복한다. 채택된 기술, 채택된 사업 전략은 살아남고 복제된다.
    메뚜기는 공학적으로 경이로운 생명체이며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식의 창고이다. 책상에는 목공의 지식이, 옷에는 목화와 방직에 대한 지식이 들어 있다. 생명체와 인공물에는 방대한 지식이 진화의 알고리즘(차별화, 선택, 복제, 반복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거나 조합되어 있다. 곧, 부는 지식이고, 부의 근원은 바로 진화다.
    빌 게이츠에게 있어 사업 전략의 요체는 미래 예측이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도록 하는 학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초창기, 빌 게이츠와 경영진은 동시에 6개의 전략적 실험을 추진했다. 한 판의 도박이 아니라 전략적 대안들로 이루어진 포트폴리오를 선택한 것이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려고 애쓰기보다 마이크로소프트 밖에서 진행 중인 진화적 경쟁을 반영해 회사 내부에서 서로 경쟁을 벌이는 사업 계획 집단을 창출했다. 작은 도박을 여러 번 하고 불확실성이 낮아졌을 때, 성공적인 실험을 확산시키는 큰 도박을 하는 것이다. 빌 게이츠의 이러한 실험은 윈도 운영체제의 승리가 확실해질 때까지 계속되었고, 다양한 전략 포트폴리오의 활용은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특징이다.
    GE의 잭 웰치 역시 진화의 법칙을 응용했다. 동태적인 시장과는 달리 기업은 관료주의와 조직의 정치학에 빠져 정체되기 쉬운데, 잭 웰치는 시장의 선택 압력을 회사 내부에 성공적으로 이식해서 기업 혁신에 성공했다. 1, 2등만 살아남는 시장 현실을 기업 내부에 도입, 1, 2등이 아닌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했고, 모든 보상과 평가 시스템에 일관되게 적용한 것이다.

    21세기 지식의 르네상스를 이끄는 ‘통섭’의 세계관

    진화론의 슈퍼스타,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에서 종교와 도덕의 문제를 거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눈부시게 발전한 과학은 이제 철학과 인문학, 사회과학의 영역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모든 학문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20세기에 과학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바꾸어 놓았고, 21세기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세계관, 정신 세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저자 에릭 바인하커는 수학, 물리학, 유전학, 심리학, 컴퓨터 공학, 사회과학 등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은 물론 현실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던 최신 이론들을 모두 종합해 ‘통섭’의 세계관으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정립했다.
    이 책에서는 19세기 수학과 물리학에 기초하여 학문으로 성립했으나, 이후 다른 학문 분야의 발전과 고립되어 한계에 부딪히고 만 경제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 전망을 철저한 논증과 방대한 근거를 통해 재구성하고 있다. 경제학은 현재까지도 19세기의 인간관, 19세기의 세계관에 갇혀 있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자 전통경제학의 전제들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이론들이 경제학 내부와 외부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뜨거운 심장과 피를 가진 인간이 현실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지, 생명의 근원은 무엇인지, 세계를 움직이는 물리 법칙은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이 확대되면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경제학 방법론들이 모색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1980년대부터 산타페 연구소에서는 경제학자들과 과학자들이 모여 각 학문의 연구성과를 융합하여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에릭 바인하커 역시 산타페 연구소의 주요 멤버였다.
    경제학 연구는 필연적으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사회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정치는 시장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탐구하게 된다. 과거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케인스의 수정주의, 하이에크의 반격이 세계관과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져왔듯, 복잡계 경제학 역시 인간의 사회와 정치에 깊은 함의를 던져준다. 그리고 경쟁과 복지, 개인의 책임과 문화의 힘, 사회적 이동성, 정부와 시장의 역할에 대한 진부한 논쟁을 거부하며, 좌파와 우파를 넘어선 새로운 지평을 제시한다.
    모든 학문이 융합되고 재조합되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종합적이고 균형잡힌 해석을 추구하는 21세기의 새로운 문예부흥을 맞이하여, 패러다임의 역사적 전환을 눈앞에서 목도하는 일은 흥미진진하고 가슴 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에릭 바인하커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터를 다지고 주춧돌을 놓았다. 거기에 골조를 세우고 지붕을 올리는 것은 여전히 우리의 과제로 남아 있다. 복잡계 경제학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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