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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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이어령의 생각바꾸기좋은 글 2009. 1. 7. 23:00
뽀빠이와 낙타의 신화 '뽀빠이'라고 하면 시금치를 생각한다. 그 만화를 모르는 사람도 시금치에는 철분이 많아 아이들 건강에 좋다고 믿는다. 하지만 시금치에는 다른 식품들보다 철분이 적으면 적었지 결코 많지 않다. 발터 크레머와 괴츠 트렌크러는 그들의 '상식의 오류사전'에서 '뽀빠이가 철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통조림 시금치보다 차라리 그 깡통을 먹는 것이 더 나았을 것' 이라고 비웃는다. 그들의 설명을 들어 보면 뽀빠이 신화는 순전히 타이핑을 잘못 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처음으로 식품의 성분분석을 할 때 실수로 소수점 자리가 한 자리 위로 잘못 찍히는 바람에 시금치의 철분 함유량이 10배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이 실수 하나로 미국의 시금치 생산지인 텍사스 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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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말의 정치학] 평등(平等)좋은 글 2008. 8. 27. 15:21
한국으로 귀화한 어느 외국인은 진도견을 보면 한국인의 특성을 알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영리하고 순발력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닮은 것은 진돗개가 다른 개들과 섞일 때다. 다른 동물들처럼 어떤 종류의 개들도 무리를 이루면 싸움 끝에 서열이 생기는 법이다. 우두머리가 나오고 그를 따르는 무리의 위계질서가 형성된다, 그런데 진돗개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싸움에 져도 다음날 다시 도전한다. 악착같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른 개 밑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기개와 자존심이 강해 닭 머리는 되어도 쇠꼬리는 되지 않으려는 한국인이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 서로 장군을 하겠다는 바람에 졸병을 할 사람이 없어 전쟁놀이를 못한다는 것이 한국 아이들이라는 말도 있다. 전문가의 권위가 안 먹히는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