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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비드 봄이 말하는 과학과 창조성
    참고 자료 2016. 5. 16. 18:00

    The Science Times

    2014.06.27

     

    데이비드 봄이 말하는 과학과 창조성

    은유의 창조성 통해 통일성·자연 법칙 발견

     

     

    오펜하이머의 제자이자 아인슈타인과 교류하면서 후계자로 지목받던 물리학자인 데이비드 봄. 그는 미국 내에서 반미운동으로 결국 망명을 하게 된다. 그리고 외국에 머물며 미국인 예술가 찰스 비더만과의 10년에 걸쳐 4000 쪽에 달하는 서신 교류를 통해 ‘창조성’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과연 과학자가 본 과학에서의 창조성이란 무엇일까.

     

    지난 26일 고등과학원에서 ‘과학과 창조’라는 제11회 초학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여기서 이정민 서울시립대 교수가 ‘데이비드 봄이 말하는 과학과 창조성’이라는 발표를 했는데, 바로 이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데이비드 봄, 통찰양식으로 과학 봐야한다고 여겨

     

    “이론을 통해 세계(실재)가 어떠하다는 것에 관해 액면 그대로 참인 서술을 제공하는 것, 즉 이런 진리를 찾는 것이 과학이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과학은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상과 경험되는 것, 경험적합성만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봄 ⓒ Wikipedia

     

    이 교수는 “경험 적합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진리를 추구하는 과학의 목적에 회의감을 가지는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나 논리적으로 반대적 입장은 아니다”며 “단지 그들은 과학 이론의 수용은 참이라는 믿음이 아니라 그것이 경험적으로 적합하다는 믿음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리의 발견은 오랜 기간 많은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목적이었다. 토마스 아퀴나스도 그의 저서 ‘신학대전(Summa Theological)’를 통해 “천문학에서 이심과 주전원 이론은 확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게 감각되는 천체 운동 현상이 이로써 설명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증명은 충분하지 않은데 다른 이론 또한 이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경험적합성에 어느 정도 동의했지만 모두 과학자들의 이 의견에 찬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20세기 들어서 물리학의 혁명이라고 부르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운동’은 뉴턴에 의해 그 진리가 발견되고 이론으로 정립됐지만 지금 보자면 100% 맞는 말은 아니다. 한정적 영역에서 근사적으로만 참일 뿐, 중력장애가 크거나 물체 속도가 빛이 속도가 되는 영역에서 거짓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뉴턴의 이론을 어떻게 볼 것인가. 참과 거짓으로 나눌 수는 있는 것일까.

     

    이 교수는 “쿤은 참인 이론이 거짓으로 판명된 것이 아니라 진리와 무관한 과학의 이론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며 “데이비드 봄 역시 이런 쿤의 생각에 동의하며 과학에서의 이런 변화를 통찰양식의 변화로 봤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데이비드 봄은 뉴턴 이론이 실재와 이론과의 대응관계가 아닌 ‘과학을 이런 방식으로 보겠다’는 통찰양식의 변화를 지지했고 과학이론이 실재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서술이 아닌 세계를 바라보는 양식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의 목적은 ‘창조성’

     

    아이작 뉴턴 ⓒ Wikipedia

     

    어떻게 보면 뉴턴의 이론은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에 반박당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사를 보면 과학은 반박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정밀한 예측을 통해 기존의 이론을 뒤엎는 증거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봄은 이것을 잘못됐다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반박의 과정을 통해 진리에 접근해 간다고 봤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 과학이라고 여겼다. 더 나아가 “과학자들이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자연의 질서에서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법칙성을 알아내는 것인 만큼 자연의 질서를 새롭게 지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질서’, ‘구조’, ‘지각’과 같은 개념을 동원해 법칙을 창조해야 한다”고 데이비드 봄은 주장했다. 다시 말해 진리 추구나 경험적합성을 보는 과학에서 벗어나 창조성을 과학의 새로운 목적으로 본 셈이다.

     

    “법칙성은 다양한 범위에 걸친 현상의 통일성을 보여주는데, 이는 과학자가 자연의 질서를 새롭게 지각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데이비드 봄은 그래서 과학에서 은유로서의 창조성이란 개념을 도입했다”고 말하며 이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달과 사과가 은유의 창조성의 대표적 예이다. 무슨 말인고 하면 사과는 하나의 낙체이다. 달도 마찬가지이다. 궤도운동을 하는 물체가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관성운동을 해야 하지만 중심력이 작용하는 곳으로 낙하하기 계속하기 때문에 괘도운동을 하게 된다. 질량이나 위치에 따라 그 힘의 달라지기 때문에 일직선이 달이 일직선이 아닌 원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데이비드 봄은 ‘달이 사과이다’라는 은유적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은유의 창조성이 어떻게 현상의 통일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 교수는 “데이비든 봄은 은유되는 두 대상의 차이와 비슷함을 통해 질서가 만들어진다고 봤다”고 대답했다.

     

    사과와 달의 낙하를 보면 위치와 속도는 변한다는 차이가 있지만 속도 변화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점은 비슷하다. 그런데 이 비슷한 속성인 속도의 변화에서도 가속도 자체는 다르다. 가속도 역시 모두 지구로부터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비슷함을 갖고 있다. 즉 데이비드 봄은 “‘차이의 비슷함, 비슷함의 차이’를 쌓아올리는 것을 통해 구조가 만들어지고 체계와 질서가 생겨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은유를 과학으로 보지는 않았다. 이 교수도 “데이비드는 과학에서의 창조성은 개념들 사이에 유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은유를 도입했지만 이는 지각을 위한 것이었지 측정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이는 창조적 과학자들이 과학적 개념의 분리와 결합을 통해 자연의 질서와 조화를 설명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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