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특별기고]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생각한 문제점과 향후 신종 전염병 방역 대책 마련을 위한 소고
    방송, 기사모음 2015. 6. 17. 09:20




    오피니언

    (기고) 의정부시의사회 김석범 회장

    메르스 사태를 보면서 생각한 문제점과 향후 신종 전염병 방역 대책 마련을 위한 소고
    기사입력 2015-06-17 오전 12:33:00 | 최종수정 2015-06-17 00:33   
     김석범, 새누리, 의정부, 메르스
     

    이번 메르스 1차 확산은 초기에 평택성모병원의 코호트 격리가 안 되었던 점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의 2차 확산은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모든 문제점과 연결되어 나타났다.

    먼저 전국에 있는 환자들의 서울의 빅5병원 집중문제이다.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에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질환의 환자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실질적인 의료전달체계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빅5병원에는 1500병상 이상의 병실을 다 채우고도 응급실에 2,3일씩 입원대기하고 있는 중증환자들이 많이 있다. 이들 중증환자들은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우리나라 병실은 정부의 다인용 병실 정책으로 인하여 6인용 병실 위주로 되어 있다. 이곳에는 간병인, 보호자, 문병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더구나 입원환자 1명당 감염예방 비용으로 책정한 수가가 하루당 153원이다. 이 금액으로 병원의 감염관리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소는 본연의 업무인 질병의 예방과 방역대신 일반 진료에 매달리고 있다. 보건소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심성 선거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이다. 또한 지역의료원도 전염병 거점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에는 음압 병실 등의 방역 시설과 장비는 물론 감염병 진료인력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를 보면 전체 보건복지부 예산의 4%만이 보건의료 예산이다. 게다가 복건복지부 장차관은 거의 대부분 복지나 연금 전공자들이다.

    행정부 내에 보건의료를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많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에는 감염병 전문의가 한명도 없을 뿐 아니라 2009년 신종플루 방역실무에 직접 참가했던 경험이 있는 공무원들이 현재 한명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이다. 왜냐하면 공무원들의 순환근무 때문이다.
    또한 전염병 유행과 방역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역학조사관이 총14명인데 그중 12명은 군대 대신 3년간 근무하는 공중보건의고 정규 공무원 신분은 2명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1년 전체 방역예산은 300억정도 이고 신종전염병 예산은 34억에 불과하다.

    지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나 정치권이 당장 내놓을 방안은 하드웨어 즉 눈에 보이는 대책으로 지역의료원의 신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실질적인 대책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즉 방역체계와 조직의 인력구성에 있다. 있는 자원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가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향후에 있을 전염병 방역을 위하여 개선을 요하는 부분을 나열하여 보겠다.

    1. 무너져있는 의료전달체계를 재확립하여야 한다. 그래서 대형병원 응급실에 입원 대기하는 환자들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응급실 구조를 감염병이 의심되는 환자들과 외상환자들이 분리되도록 구조를 갖춰야 한다.

    2. 보건복지부를 당장 보건부와 복지부로의 분리가 어려우면 복수차관제를 도입하여 최소한 보건의료담당 차관은 보건의료 전문가가 맡도록 해야 하며 청와대에 보건의료 수석을 신설해서 지휘본부의 난맥상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질병관리본부에 예방의학을 전공한 의사출신 역학조사관을 충분히 증원하고 감염병 내과 전문의도 고용해야 한다.

    3. 전염병 유행은 국민들에게 전쟁과 같은 위기상황임을 명심하고 국가 방역예산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

    4. 다른 나라에 신종전염병 발생시 예의주시하면서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상황별 대응책을 마련해놓고 모의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염병 발생국가 방문예정자는 출국 전 전염병과 귀국 후 조치에 대해 사전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

    5. 보건소를 더 이상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두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소속으로 바꾸어 보건소의 기능을 질병의 예방과 방역에 집중하도록 개편해야 한다. 일본처럼 전염병 의심환자는 그 지역 보건소에 연락하면 구급차와 잘 훈련된 방역요원을 보내 환자를 이송하여 검사를 하고 확진이 되면 거점병원에 입원시키는 단일 체제가 시급히 필요하다.

    6. 지역의료원의 음압 병실 등 방역시설과 전염병 진료인력을 확충하여 전염병 발생 시 지역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전염병 유행 시 방역을 맡는 지휘본부는 반드시 일원화하여 충분한 인력과 재정을 적재적소에 긴급 동원할 수 있는 일사불란한 체제가 기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8. 전염병 유행 시 이번처럼 위기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정보의 공개를 투명화해야 할 것이다.

    9. 다인용 병실체제는 병원 감염의 온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1,2인용 병실체제로 전환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11. 간병인 없는 병실을 만들기 위해 현재 부족한 간호사 인력 양성 정책을 펴나가고 국민들에게 문병 문화의 문제점을 알려서 이 부분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개선점 이외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공동체를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전염병 발생 시 공동체를 위하는 길이 곧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알고 전염병 지휘본부의 지침에 적극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 프로필>

    현 의정부시 의사회장 , 경기도의사회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메르스대응센터 전문상담위원, 가톨릭의대 외래교수, 의학박사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