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하지욕
[ 袴下之辱 ]한자 뜻과 음
사타구니 과, 아래 하, 갈 지, 욕될 욕.
풀이
袴下辱(과하욕). 출전 晉書(진서).
- 출처 :한자성어•고사명언구사전, 조기형, 2011.2.15, 이담북스
[문화가 흐르는 한자]袴 下 之 辱(과하지욕)
袴 下 之 辱(과하지욕)
袴-사타구니 과 辱-욕될 욕 忍-참을 인 惑-현혹될 혹 臥-누울 와 膽-쓸개 담
‘忍辱’(인욕), 그것은 ‘恥辱(치욕)을 참는다’는 뜻이다. 큰 일을 위해서는 목전의 작은 이익에 眩惑(현혹)되어서도 안되겠지만 屈辱(굴욕)또한 참고 견뎌낼 줄 알아야 한다. 周의 文王이 아들을 삶은 국을 紂王(주왕)으로부터 받아 마신 것이나, 臥薪嘗膽(와신상담)의 고사에서 越王(월왕) 勾踐(구천)이 스스로 부하 되기를 자청하고 말똥을 치우고 심지어는 吳王(오왕) 夫差(부차)의 대변을 찍어 맛보았던 것도 大事를 위해서는忍辱이 있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만약 그 때 文王이나 勾踐이 그렇게 하지 않았던들 아마 최후의 승자는 될 수 없었을 것이다.
忍辱의 좋은 예에는 淮陰侯(회음후) 韓信(한신)도 있다. 劉邦(유방)이 項羽(항우)를 이기고 漢나라를 세우는데 가장 큰 貢獻(공헌)을 한 이를 꼽는다면 그를 빼고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는 또한 우리도 잘 아는 背水陣(배수진)과 四面楚歌(사면초가), 兎死狗烹(토사구팽), 多多益善(다다익선), 匹夫之勇(필부지용)등 쟁쟁한 고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점은 그의 활약이 매우 두드러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젊었을 때 그는 밥을 빌어먹을 정도로 가난했다. 어머니가 죽었지만 葬禮式(장례식)도 치를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다. 그렇다고 뛰어난 재주나 言辯(언변)도 없어 그저 남의 집에 얹혀 얻어먹곤 했다. 따라서 그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싫어했다.
고향 淮陰(회음)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렵게 지내고 있었으므로 다들 그를 보면 업신여기거나 놀려대곤 했다. 한 번은 푸줏간 패거리들 가운데한 사람이 韓信을 깔보듯 하면서 말했다.
“네 놈이 덩치는 큼직하게 생겨서 밤낮 허리에 칼은 차고 다니지만 사실 네 놈은 겁쟁이일 뿐이야.”
구경꾼들이 모여들자 그는 더욱 신이 나서 말했다.
“너, 만약 사람을 죽일 용기가 있다면 어디 그 칼로 나를 한 번 찔러 보아라. 그러나 만일 죽기가 싫다면 내 바지가랑이 밑으로 기어나가 보려므나!”
韓信은 잠시 생각하더니 묵묵히 그의 바지가랑이 밑을 기어서 나왔다.
이 일로 해서 온 장바닥 사람들은 다들 그를 겁쟁이라고 비웃었다.
하지만 그는 기개가 남달랐다. 후에 이 점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았던 이가 蕭何(소하)였다. 그를 劉邦에게 적극 추천했을 뿐만 아니라 大將軍(대장군)에 임명토록 함으로써 韓信은 비로소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다.‘쇫下之辱’은 그가 가랑이를 빠져 나오면서 느꼈던 굴욕을 말한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