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왜 나만 행운이 따르지 않는걸까?
체육대회 때 추첨을 하면 동료들은 김치냉장고, 휴대전화에 줄줄이 당첨된다. 하지만, 나는 늘 ‘꽝’이다.
영국의 한 심리학자가 오랜 연구 끝에, 행운을 부르는 ‘비법’을 찾아냈다.
첫째, 직감에 따라라. 대부분 맞다. 둘째, 새로운 경험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틀에 박힌 방식을 깨라. 셋째, 잘된 일을 생각하며, 매일 잠시 시간을 보내라. 넷째, 중요한 모임이나 전화를 받기 전에 스스로 행운아라고 상상하라. 행운은 자주 자기 만족적인 예언이다.
이런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 리처드
와이즈만 허트포드셔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자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운이 나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연락하도록 신문 광고를 낸 것이다. 수백명의 남녀가 자원을 했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실험에 참여시켰다.
먼저, 행운을 알아차리는 능력을 파악하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신문을 주고, ‘신문에 사진이 몇장이 실렸는지 말하라’고 한 것이다. 이때 와이즈만 교수는 신문 가운데 “이 광고를 봤다고 말하고 250파운드를 받아요”라고 신문지 절반 크기의 광고를 집어넣었다.
공교롭게도 행운이 따르지 않는 사람은 이 광고를 놓친 반면, 행운이 따르는 사람은 이 광고를 찾아내는 비율이 높았다. 운이 나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운이 좋은 사람보다 긴장돼 있고 열망이 커서, 기대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 가로막힌다는 것이다. 다른 뭔가를 찾는 데 너무 열중한 탓이다.
파티에서 완벽한 짝을 찾으려다 보니, 좋은 친구를 만들 기회를 놓치는 식이다. 특정한 일자리를 찾으려고 신문을 뒤지다보니, 다른 종류의 일자리를 놓친다. 행운이 따르는 사람은 더 여유가 있고 더 열려있어, 자신들이 찾는 것 이상의 것을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기회를 만들거나 알아채는 능력이 뛰어나고, 직감에 따라 결정하고, 긍정적 기대로 자기 만족적 예언을 하고, 불운도 행운으로 바꿀 수 있는 긍정적 사고를 갖는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이런 태도를 갖고 한달을 보내도록 한 결과, 한달 뒤 80%의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고 자신의 삶에 더 만족했고, 특히 행운이 더 따랐다.
이 연구보고는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지난 2003년 12월 기사화하여 보도했다. 그러나 7일 현재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 3위에 다시 올라 행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김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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