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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과 분석심리학
1913년의 어느 강연에서 융은 자신의 이론을 ‘분석심리학’이라고 명명했다. 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나 블로일러의 ‘심층심리학’과 대비되는 개념이었다. 프로이트가 ‘개인무의식’의 규명에 열중했다면, 융은 보편적이고 원초적인 차원의 ‘집단무의식’이 있다고 보았다. 인간의 마음은 여러 층으로 나뉜다. 우선 의식에 해당하는 자아(나, 또는 에고)가 있고, 그 아래에 개인무의식(‘그림자’가 있는 곳)과 집단무의식(‘아니마’와 ‘아니무스,’ ‘원형’이 있는 곳)이 있고, 마음의 맨 한가운데에 바로 ‘자기’가 있다.
분석심리학의 핵심은 ‘개성화 과정,’ 즉 자아가 무의식의 여러 측면을 발견하고 통합하는 “무의식의 자기실현 과정”이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의식과 무의식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만, 개인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가 원하는 모습, 즉 ‘페르소나’를 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다른 인격적 측면이 무의식 속에 억압되면, 그렇게 억압된 만큼의 보상을 치러야 한다. 이처럼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에서 균형이 깨지면 히스테리와 정신질환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꿈을 통해 우리는 평소에 몰랐던 무의식의 여러 측면을 접한다. ‘그림자’는 무의식에 들어 있는 자아의 어두운 면, 또는 다른 면이며, 대개 의식이 부정하거나 외면하는 성격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그림자를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하는 ‘투사’ 작용을 행한다. 그림자와 유사한 것이 ‘아니마’와 ‘아니무스’이다. 아니마는 남성의 내부에 있는 여성적 경향의 인격화이며, 아니무스는 여성의 내부에 있는 남성적 경향의 인격화이다. 우리는 그림자와 아니마/아니무스의 존재를 인정함으로써 우리 의식에 통합시킬 수 있다.
융의 이론에서 가장 유명한 개념은 바로 ‘집단무의식’과 ‘원형’이다. “집단무의식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것으로, 고대에서 만물의 공감이라고 불렀던 것의 기초”라고 융은 설명했다. 또한 원형은 “집단무의식의 내용”이며, 그 중에서도 “고대의, 또는 원초적 유형, 즉 고대로부터 존재해 온 보편적 이미지”를 뜻한다. 원형은 칸트의 물자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알 수 없지만, 원형의 이미지는 우리가 알 수 있다. 가령 ‘모성/부성,’ ‘영웅’ 같은 것이 그런 원형의 이미지이며, 신화나 민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기실현의 최종 단계인 ‘자기’는 의식과 무의식이 온전하게 통합된 것을 말하며, 우리의 의식을 일컫는 ‘자아’보다는 더욱 큰 개념이다. 융은 이것을 ‘자기원형’이라고 불렀으며, 그 궁극의 형태는 신(또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과도 유사한 개념이라고 간주해서 주목을 받았다. 따라서 자기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경우에는 사람이 자칫 개인지상주의나 자아팽창에 빠져서 결국 과대망상을 품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융은 “의미심장한 우연의 일치”를 의미하는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출처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5&contents_id=6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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