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사랑의 노래/지오르지오 데 키리코
    좋은 글 2009. 9. 10. 22:00


    출처 Break on through! | 지당
    원문 http://blog.naver.com/loveval/140032259918









    데 키리코는 매우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그림들을 그렸지만,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사물들은 우리가 완벽하게 알아볼 수 있는 지극히 현세적이고 일상적인 것들입니다. 즉, 등장하는 사물 그 자체가 우리에게 혼란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죠. 이 그림에도 우리에게 친숙한 사물들이 보이는군요. 아폴로상의 머리, 외과의사의 수술용 장갑, 공,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 르네상스식의 건축물... 각각 보았을때는 별 특별할 것도 없는 사물들입니다만, 그들의 기묘한 조합이 그들을 낯설고 환상적이게 합니다. 또한 사물의 비정상적인 크기는 사물 자체의 친숙성을 오히려 낯설게 합니다. 담벼락(?)에 걸려있는 아폴로상과 장갑은 건물과 비교할 때 비정상적으로 크게 그려져 있죠. 그리고 이들이 왜 한 장면속에 묘사되어 있는지도 알수 없구요.
    데 키리코의 이런 그림들은 상징주의자 로트레아몽의 싯구를 떠오르게 합니다. "수술대 위에서의 재봉틀과 우산의 우연한 만남처럼 기이한 아름다움..." 데 키리코의 사물들도 이런 종류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지 않습니까? 낯익은 대상이라도 그것이 놓여있는 본래의 일상적인 맥락에서 벗어나 뜻하지 않은 장소에 놓여 있을 경우, 우리는 매우 낯설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런 기법을 초현실주의자들이 매우 좋아했었는데, 전문용어로는 전치 혹은 데페이즈망(depaysement)이라고 합니다.
    데키리코의 그림에는 르네상스 고전주의를 연상시키는 대상이 항상 등장합니다. 예컨대 르네상스식 건축물 같은 것 말이죠. 이태리는 과거 로마제국의 영광을 누렸던 나라일 뿐아니라, 15~16세기 르네상스라는 문화의 황금기를 구가한 후, 17세기가지 유럽 문명의 중심지로서 지위를 누렸던 나라였읍니다. 그러나 18세기이후 불란서에 문화 선진국의 지위를 빼앗긴 이후 현대에는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유럽내에서 후진적인 위치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의 이태리인들은 과거의 영광에 대한 향수와 과거의 찬란함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갖고 있죠. 데 키리코의 그림에서도 그러한 이태리인들의 정조를 읽을 수 있습니다.

    르네 마그리트는 이 <사랑의 노래>의 복사본을 보고 감명을 받아 화가로서의 진로를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좋은 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이 질투한 아름다움, 로자우라 몬탈바니  (0) 2010.05.11
    [펌] 유방과 한신의 차이는  (0) 2009.11.25
    목계의 교훈  (0) 2009.08.19
    [스크랩] Hello, I'm Michael Jackson  (0) 2009.07.11
    도끼 한자루로 지은 성당  (0) 2009.06.17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