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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의 거경법(居敬法)
대저 사람이 학문을 하는 데는 일이 있거나 없거나, 생각이 있을 때나 생각이 없을 때나를 막론하가 오직 마음은 경(敬: 마음을 깨어있게 함)에 두어서 동정(動靜)간에 경(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생각이 생기지 않았을 때는 마음이 허명(虛明: 텅 비되 광명함)하고 본성이 깊이 순수하게 되며, 생각이 생겼을 때는 의리(義理: 사물을 처리하는 마땅한 도리)가 환하게 드러나고 물욕(物慾)이 물러나 복종하므로 마음이 번잡해지는 근심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이런 노력을 쌓고 또 쌓으면 성공에 이르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학문의 요법>이다.
평상시 일이 없는 때는 본원처를 함양하는 경우로서 밖으로는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으나, 실상 그 중심은 마음이 하나로 집중되어 밝게 깨어있는 경지이다. 이러다가 한 생각이 싹이 트면 단지 사악한 것을 제거하고 올바른 도리를 지키면 될 뿐이지, 생각 자체를 없애려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제 항상 고요한 상태에서 깨어있기만을 원하여 생각자체를 떨쳐 버리려는 것은 오로지 고요함(靜)에 치우친 것이다. 또한 반대로 생각을 쉼 없이 하여 궁리를 그치지 않는 것도 오로지 움직임(動)에 편중된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주자(朱子)가 말한 항상 잠들어 깨어있지 못한다는 것과 항상 움직여서 멈추지 않는다는 병통들이니, 모두 옳지 못하다.
출처 : http://panna03.blog.me/8005556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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