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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정치란 무엇인가?'좋은 글 2013. 10. 15. 10:04
[본문스크랩] 다산 정약용의 '정치란 무엇인가?' | 정치, 행정 2006.06.07 23:25 http://blog.naver.com/ptosandes/60003044593
다산 정약용의 '정치란 무엇인가?'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기자](다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전직 국회의원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수십년간 다산연구를 해온 전문가이다. 그는 <오마이뉴스>로 보낸 기고문을 통해 17대 초선 국회의원들이 다산의 목민관에 따라 무엇을 우선에 두고 정치를 해나가야 하는지 그 길을 알려주었다... 편집자 주)
'역사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등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명저들입니다. 이 명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우리나라의 저술을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원정'(原政)을 말하겠습니다. 짤막한 논문형식의 이 글은 다산 정약용(1762-1836)선생의 저술입니다. 바로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뜻입니다.
지금부터 200년 전에 작성된 글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어보면, 비록 오늘의 정치라는 의미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또 협의의 정치라고 여겨지지만 정치의 원론에 있어서는 정곡을 찌르고 있어, 다산의 혜안에 놀라움을 느끼게 됩니다.
<논어(論語)>에 '정치는 바르게 하는 일'(正)이라고 했는데, 다산도 '정치는 바르게 하는 일'이다.(政正也)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습니다.
"정치라고 하는 것은 바르게 하는 일이며 우리 백성들이 고르게 살도록 하는 일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토지를 혼자만 많이 소유하여 부자로 살게 하고 어떤 이유로 토지의 혜택이 가로막혀 가난하게 살게 되는가. 토지의 넓이와 백성들의 숫자를 헤아려 균등하게 분배되도록 해줌을 정치라고 말하니, 정치란 모름지기 백성들을 고르게 살도록 하는 일이다. 어떤 이유로 토지에서 나오는 풍부한 식량을 남아서 버릴 정도이고, 무슨 까닭에 소출이 적은 땅도 없어서 빈곤을 걱정하게 만드는 것인지……"
"정치인의 첫번째 임무는 분배의 불균등을 시정하는 것"
이어지는 다산의 주장은, 균등하지 못한 세상의 실정을 명확하게 관찰하여 분배의 불균등을 시정하여 모두가 고르게 살게 하는 일이 정치인의 첫 번째 임무라고 말합니다. 빈부의 격차를 절대적으로 줄여서 모두가 잘 사는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도로와 교통수단을 발달시켜, 풍부한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식량이 옮겨지기 편하게 하는 일도 '바르게 하는 일'이니 이것이 바로 정치라고 말하는가 하면, 강자가 약자를 침략함도 바르지 못하니 약자가 강한 군대를 양성하여 강자를 막아내는 일도 '바르게 하는 일'이니 이 또한 정치의 한 분야라고 했습니다.
불량하고 악독하지만 힘만 있으면 멀쩡하게 잘 살고, 온순하고 부지런하며 정직하고 착하지만 복이 없어 불행하게 살아간다면, 권선징악(勸善懲惡)의 법률적 제도를 통해서 바르고 고르게 하는 일이 정치라고도 했습니다.
"어떤 이유로 멍청한 사람이 높은 지위에 올라 악(惡)을 전파하고 있으며, 어질지만 아랫자리에 있어 덕(德)을 베풀지 못하는 것인가."
당파싸움의 원인도 있으니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공도(公道)를 넓혀 어진이가 기용되고 못난이는 물러나게 바로잡는 일이 또한 정치라고 했습니다.
각론으로 가보면 더욱 치밀합니다. 농사를 제대로 짓도록 수리시설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수목과 과수가 번성하도록 제대로 보살피고, 가축의 번성을 위해 축산정책을 올바르게 펴고, 광산업을 발전시켜 광물이나 금속의 용처에 대비토록 하자고도 했습니다.
질병퇴치를 위해 의술과 약재연구에 온 힘을 기울여 백성들의 건강을 보살피는 일도 정치의 한 분야라고 했습니다. 요컨대 모든 민중이 평등한 신분과 자격으로 균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정치의 핵심이라는 가르침입니다.
모든 백성이 고루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대동(大同)세상이고 대동세상을 이룩하는 정치를 왕정(王政)이라고 했으니 유교의 이상인 왕도정치를 말한다고 여기면 되겠습니다. 다산의 경고는 무섭습니다.
"왕정이 없어지면 백성이 곤궁해지고, 백성이 곤궁해지면 나라가 가난해지고, 나라가 가난해지면 세금이 무겁고 번잡해지며 세금이 무거우면 민심이 흩어지고 민심이 흩어지면 천명(天命)이 가버린다"라고 하여 민심이 가면 나라가 망하고 만다는 경고를 내렸습니다.
"정치는 바르게 하는 일이다"
다산은 정치인의 자질에 대해서도 방대한 글을 썼습니다.
"먼저 반드시 철학서적을 읽어 밑바탕을 착실히 세워놓고 역사책을 두루 섭렵하여 역사상의 성공과 실패, 잘 다스려졌던 이유와 그러하지 못했던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또 모름지기 실용의 학문, 즉 실학(實學)에 마음을 기울여서 옛사람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건졌던 그런 글들을 읽기를 좋아하며, 그러한 마음을 항상 지니고서 모든 백성들에게 혜택을 주고 만물을 육성시킬 그런 뜻을 지닌 뒤에야 비로소 글을 읽은 선비라고 할 수 있다"고 하여, 다산은 정치인은 마땅히 훌륭한 인격에 훌륭한 지식을 겸비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경학(經學:철학), 역사학, 실용학, 경세학 등을 부지런히 읽어서 충분한 지식을 갖추기를 바랐습니다.
다산이 염원했던 정치인들의 행실도 아주 엄격했습니다. 도덕성에 하자가 있으면 일반인들의 지도자격인 정치인 생활은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도덕성에서 가장 크게 기대했던 것은 정직성과 청렴성이었습니다.
정치인이라면 가장 먼저 정직해야 하고 철저하게 청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48권으로 저작된 <목민심서>라는 책은 지도자들인 정치인들에게 청렴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다산의 명저입니다.
<경세유표> 48권은 썩고 병든 세상을 그대로 둘 수 없다고 여겨, 세상을 고치고 바꾸기 위해 저작된 다산의 저서입니다. 다산은 세상의 개혁을 바라지 않는 정치인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여겼을 것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변화를 추구하는 정신, 그것이 정치인들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자 실행해야 할 행실이라고 여겼습니다.
이미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다산은 실제의 일에서 해결의 능력을 지닌 전문성을 지녀야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실용의 학문, 즉 실학에 힘쓰도록 권유했던 것은 바로 전문적인 지식이나 전문적인 해결능력을 지니기를 염원했기 때문입니다.
다산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정치지도자들은 높은 도덕성에 개혁의지가 충만하고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기를 바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 때 정치에도 관여했던 필자는 오랫동안 다산을 연구했습니다.
나름대로는 현실정치에서 다산의 말씀대로 실행하려고 애를 썼고 잠시라도 그 가르침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혼자서 버티느라 대세로 이끌지 못했기에 결과적으로는 다산의 뜻을 펼치지 못한 무능함을 반성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연부역강한 젊은 의원님들,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힘으로 다산의 뜻을 이루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우선 아파트 원가라도 확실히 공개하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 박석무 이사장 ⓒ 다산연구소
직업관료들은 시장경제 원리라는 이유로, 혹은 건설산업 보호라는 미명으로 원가공개를 회피하러 들것입니다. 그러나 직업관료들 역시 우리 시대의 공고한 기득권자 집단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빈부의 격차, 지역간의 격차, 노사의 격차와 갈등, 세대간의 격차 등 모든 것에 격차만 높아 고르지 못한 오늘, “정치야말로 바르게 함이요, 우리 백성들을 고르게 살도록 해주는 일이다.” (政也者正也 均吾民也)라던 다산의 간절한 외침을 잊지 맙시다. 지하에서 다산선생께서 여러분들을 지켜보고 계실 것입니다.
/오마이뉴스 기자 (ohmynews@ohmynews.com)'좋은 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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