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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거사의 침묵
말을 모두 마친 보살들이 이번에는 문수보살을 향해 물었다.
"문수보살이시여. 그대의 경우는 보살이 불이(不二)의 법문으로 들어간다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문수보살이 답했다.
"그대들의 말씀은 모두 옳습니다만, 거기에는 아직도 둘이라는 찌꺼기가 남아 있습니다. 어떠한 것도 논하지 않고 말로써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하며 나타내 보이는 것도 아니며, 설하지 않는다는 것도 말하지 않는 그것이 바로 불이에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이때 문수보살이 유마거사에게 넌지시 물었다.
"우리들 생각은 이러합니다만, 거사께서는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유마거사는 입을 다문 채 그저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문수보살은 대뜸 유마거사를 칭송하기 시작하였다.
"정말로 훌륭하십니다. 이야말로 보살이 불이의 법문에 들어가는 도리이니 거기에는 실로 문자도 없고 말도 없으며 마음의 움직임도 없습니다."
이 같은 말을 듣고 5천 명의 보살들이 그 자리에서 불이의 법문에 들어가 어떤 것도 생겨나지 않는다는 무생법인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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