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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좋은 시 2011. 8. 10. 23:30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김재진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伴呂)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듯이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 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 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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